2년만에 다시 거제로, 한화오션 노조무력화 시도 분쇄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이 9월 9일 경남 거제 옥포사거리에서 ‘2024년 임단투 승리! 노조무력화 분쇄! 조선업특별법 제정! 금속노조-조선노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조선노연 파업 지침에 따라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케이조선지회, 성동조선지회는 4시간 파업 투쟁을 전개하고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조선업 불황기 과정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조선 노동자들이 조선소를 떠나고, 임금과 복지가 후퇴했다. 최근 조선업은 호황기로 들어서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자본은 물량팀이라 불리는 하청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무분별하게 늘려가며 착취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거제 한화오션의 경우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노조 무력화 시도와 탄압이 이어지고 있으며, 22년 조선하청 파업투쟁 당시의 손배소 유지 및 블랙리스트 문제 등 한화자본의 적대적 노무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노연 공동대표인 김병조 노조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2년 전 이 자리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한화자본은 노조 무력화를 위해 470억 손배가압류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라며, “그동안 여러 투쟁 과정에서 손배가압류로 많은 동지들이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조법 2조, 3조 개정을 통해 이대로 살 수 없는 세상을 뒤집자는 결의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병조 부위원장은 “조선소는 지난 8년 동안 피맺힌 한으로 버텨왔다. 10만 명에 이르는 조선소 원하청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피눈물을 흘려야했던 세월이었다. 지금 조선업 수주가 잘되고 있다고 대한민국 언론이 장밋빛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2년 전보다 나아진 것이 전혀 없다”라며, “한화자본은 대우조선을 인수하고는 더 악랄하게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 2년 전 윤석열은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하청노동자는 조선소를 떠나고, 이주노동자가 자리를 채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지난 11월 2일 조선산업기본법 초안을 만들고 국회 토론회를 진행했다. 새롭게 구성된 국회를 통해 지난 8년 간 조선업과 조선 원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이 부재했던 부분을 바꾸고, 조선소의 모든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조선업기본법 쟁취를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김일식 노조 경남지부장은 “한화오션 자본은 일방적인 노무 관리와 노사관계로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 노조의 요구에도 저들은 일방적인 사업편제, 외주 처리로 일관하고, 지역사회와의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라며, “눈앞의 이윤 욕심에 단기 이주노동자를 대거 들여왔고, 실질적 생산은 이루어지지 않은채, 오히려 적자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일방적인 식당 분할로 웰리브지회 동지들의 생존권이 위협 받고 있고,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동지들은 4대보험 미납과 임금체불에 고통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일식 지부장은 “한화오션의 일방적인 노무관리와 노사관계는 당장 멈춰야 한다. 한화오션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대우조선은 20년 가까이 법정관리로 고통받았다. 한화오션은 노사가 믿음과 신뢰로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인지, 파국을 자초해 투쟁을 갈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화오션 내 3지회 대표자들의 발언도 있었다. 김유철 대우조선지회장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한 지 1년이 넘었다. 주인 없는 설움을 20년, 조선 불황의 어려움을 10년 동안 묵묵히 참아왔다. 지역민들도 희망을 가지고 버텨왔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거제 지역 경제는 물론 한화오션의 현 주소는 절망적”이라며, “1년 2개월동안 하청 노동자 4명이 사고로 사망했고, 질환과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동자는 셀 수 없다. 대우조선 시절에 없던 임금 체불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역 인재는커녕 하청노동자 한명도 채용하지 못해 46개국, 3천명의 이주노동자를 대신 희생시키고 있다. 노노갈등만 양산하고,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것이 한화오션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박춘화 웰리브 지회장은 “웰리브는 한화오션 내 급식, 복지, 수송을 담당한다. 웰리브는 40년 넘게 한화오션 전체 구성원의 의식주를 책임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화오션 모든 복지를 책임지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노동자들이다”라며, “원청에서 자회사로, 사외업체로 소속을 바뀌는 동안 웰리브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은 더 커지고 있다. 이제는 일방적인 급식 이원화까지 추진하며, 웰리브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고통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형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2022년 투쟁 당시 우리는 자본이 만들어 놓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후 정부는 우리의 현장을 자본가에게 떠넘겼다. 현재 우리는 노조 탄압에 맞선 투쟁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임금을 조금 올리기 위해, 당장의 탄압을 막아서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이 아닌 선을 넘어서는 투쟁을 하자”라고 밝혔다.